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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축제이야기 38]경남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 창원 브랜드와 지역경제를 키운 효자

이유있는 흥행대박

지난해 10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린 ‘제18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마산어시장과 마산가고파수산시장 인근에 메인 축제(전시)장을 마련해 ‘가을, 국화로 물들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시작된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는 첫날부터 흥행 조짐이 예사롭지 않았다. 축제 관계자와 지역 상인, 지역 주민이 작심하고 마음을 한데 모았다는 것이 한눈에 다 보였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장에서 가까운 창동·오동동·부림시장 일대에도 축제거리를 조성해 관람객들이 마산지역 대표 먹거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주 5일제가 완전히 정착되면서 지역 축제는 주말을 즐기는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가족단위와 연인과의 나들이에서 가장 우선인 것이 식도락(食道樂)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축제장을 찾으면 우선 그 지역 특식으로 배를 채우고 구경에 나서는 것이 정해진 수순. ‘마산가고파국화축제’에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축제 관계자와 지역상권, 그리고 지역 주민이 삼위일체가 되지 않으면 솔직히 이런 그림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서로의 잇속만 차리겠다고 나서다 보면 따로국밥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제일 먼저 눈치채는 건 관광객들이다. 요즘은 자신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는 장(場)이 널려 있다. 관람객 한 명이 SNS에 나쁜 소문을 내면 뒷감당을 할 수 없을 만큼 일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또 좋은 경험담이 게재되면 알토란이 줄줄이 딸려 올라오듯 관광객이 몰려 온다.

마산가고파 국화축제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좋은 먹거리로 손님맞이를 하자는 축제 주최 측의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었고, 경남 창원시(허성무시장) 집계 429억여원의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되었다. 전년도 보다 10만여 명이 증가한 16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분석되었으니 하루 평균 10만여명이 마산가고파국화축제장과 창동·오동동·부림시장 일대를 들른 것이다. 축제장 일대 상인들은 축제 기간 내내 끊임없이 이어지는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장어거리 골목 가게 매출액은 축제 시작 전에 비해 주말 기준 300%이상 증가했으며 평일에도 70%이상 증가했다는 소문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바람에 재료가 소진되어 손님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었던 가게들은 상상만해도 가슴 벅차다. 관광객에게는 감동을, 지역 주민과 지역 상인에게는 경제효과를 안겨주어야 그 다음 해가 기다려진다는 것을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가 잘 증명하고 있다.

국화꽃+ 詩 가고파 + α(알파)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가을꽃 축제다. 경상남도 마산에서 국화꽃 축제가 열리는 배경은 경남 창원시(옛?마산시)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국화를 재배한 덕분이다. 또 축제에 ‘가고파’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가고파’ 시를 지은 이은상 시인 고향이 이곳 경남 창원시(옛 마산시)이기 때문이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로 시작하는 ‘가고파’는 10절로 되어 있다. 가고파의 바다는 마산 앞바다 합포만이다. 1932년 이화여전 교수로 재직할 때 고향 마산이 그리워 썼는데 작곡가 김동진이 곡을 써 한 시대를 풍미하는 노래가 되었다. 마산 무학산에는 서예가 김종원 선생의 활달한 글씨로 새겨진 ‘가고파’ 시비(詩碑)가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이 심화 되던 1899년(대한제국 광무 3년)에 개항된 마산은 당시 군사적·경제적 요충지였다. 누구나 탐낼 만한 지리적 잇점과 풍부한 물산을 지닌 마산은 열강의 이권 다툼 중심에 놓여 있어 구한말은 물론이고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심각한 피해를 많이 입었다. 그 덕분에 마산 사람의 기질은 강골로 변했고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 되었다. 아울러 마산은 이은상, 천상병 시인을 비롯하여 아동문학가 이원수, 조각가 문신 등의 뛰어난 인물들을 배출한 예술의 도시로 추앙받고 있다.

돌섬과 광암해수욕장, 무학산, 팔용산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품은 도시, 문화 예술인의 고향으로 각인된 마산은 국화꽃과 시(詩) 가고파를 하나로 연계에 전국 최대 가을꽃 축제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지역 축제 총감독 김종원의 시각에서 볼 때 국화와 시 가고파의 연계는 가히 신의 한 수였으며, 앞서 잠깐 언급했던 지역 상인과 지역 주민의 화합은 그 어느 지역도 흉내 낼 수 없는 최상급 기본기다.

축제에 개항 역사 접목도 눈여겨 볼만해

마산 사람들은 옛 마산이 역사의 보물창고로 말한다. 조선 시대엔 창원부에 속해 있는 포구에 불과했던 마산이 지금과 같은 도시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1899년 개항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마산포는 경상도 해안상업을 담당했다. 1760년(영조 36) 마산포에 조창을 설치해 낙동강 서남부 일대 9개읍 조세를 수납했는데 마산포가 상업지역으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선 시대 국왕의 정무총람(政務總覽)에 참고가 되는 각종 자료를 수록해놓은 <만기요람〉책에는 경상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마산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경상도 최대 장시였던 마산포는 1899년 개항장으로 지정되면서 급속도로 확장이 되었다. 옛 마산시 남쪽 신마산 지역에 각국의 영사관 부지와 공동 조계 등이 들어섰고, 1905년 을사조약 체결 후에는 창원 감리서가 폐지되고 마산 이사청이 설치됐다. 1914년 군면폐합 때 종래의 마산부지역 중에서 각국 거류지와 외서면지역을 마산부로 정하고, 나머지 지역은 창원군·진해군에 소속시켰다. 그리고 해방 직후 1949년 시제(市制)를 실시하면서 마산부가 마산시로 바뀌었다.

마산은 1960년 3.15 부정 선거를 규탄하는 3.15의거가 일어난 고장이다. 또 1970년 한국 최초의 수출자유지역 설치, 1973년과 1977년의 고속도로 개통으로 경제개발 중심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1980년 대에는 부마사태 등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되면서 개항 이후 한국 근·현대사의 전개 과정이 응축된 역사의 보고(寶庫)가 되었는데 지난 해 ‘제18회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에 옛 마산시의 역사가 담겨 의미가 있었다.

지난 해 메인 축제장 전체를 수놓은 '국향대전'에서는 11만 본의 국화가 투입되었다. 국향대전은 10개 테마로 구성되어 9500여 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산지역이 가진 역사적 자산인 마산항 개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99년에 제작되어 불종로에 설치되어 있는 '마산 불종'을 국화꽃으로 재현해 관람객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7.5미터 높이의 국화꽃 마산불종과 더불어 한줄기 국화로 1520여 송이를 피워내는 '천향여심' 또한 관람객의 주요 포토존이 되었다.

특히 관람객의 감성을 채워줬던 콘텐츠는 ‘국화 길 걷기 스마트앤티어링’과 ‘정말 느린 우체통 2년 후에(後愛)’였다. ‘국화 길 걷기 스마트앤티어링’은 1961년 우리나라 최초 국화 상업 재배의 시배지인 마산회원구 회원동 앵지밭골에서 시작해 도심 속 산책길로 조성된 임항선을 거쳐, 창동예술촌을 지나 축제장으로 오는 행사로 큰 호평을 받았는데, 필자 또한 100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은 착한 콘텐츠다.

또 ‘정말 느린 우체통 2년 후애’도 같은 맥락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축제 기간중 접수한 우편엽서를 약 2년 후에 주소지로 배달을 해준다고 하는데 이는 2019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를 기다리게 만드는 중요한 인연의 끈이라 할 수 있다.

지역 축제에 활기를 더한 국화주

제18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흥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2018 경상남도 ‘우수축제’로 선정된 덕분이다. 마산가고파 국화 축제가 경남 우수 축제로 선정된 데는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지역주민, 지역 상인, 축제관계자의 합심이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기업의 헌신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마산은 예로부터 물맛이 좋은 고장으로 이름이 났다. 마산 몽고 간장이 전국구가 되었던 것도 마산 물맛 덕분이다. 마산 간장이 유명한 것처럼 마산에는 무학 소주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데 옛 마산시가 시의 특산물인 국화를 술과 접목해보자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인 무학이 우리 선조들이 가을이면 빚어 마시던 국화주를 재현해 냈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매년 가고파 국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 마지막 한 잔까지 국화향이 진하게 전해지는 국화주를 공짜로 내놓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보는 재미와 마시는 재미를 선사해 또 찾고 싶게 만드는 전략, 좋은 타산지석이다 싶다.

2018년 제 18회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를 마친 후 허성무 창원시장은 "축제장 인근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협조와 300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유관기관 관계자 등의 도움으로 한 건의 사고 없이 축제가 마무리됐다"면서 "내년에는 더 다양한 볼거리와 특색있는 국화 작품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가을 펼쳐질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에 또 어떤 콘텐츠가 우리에게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필자 소개

2019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축제 총감독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 外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現)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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