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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에도 밝게 웃은 품새소녀들 "마마무 꼭 만나고 싶어요"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최동아(18, 경희대)-박재은(19, 가천대)-곽여원(24, 강화군청)의 태권도 품새 여자 대표팀이 아쉽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들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품새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태국에 0.010점의 근소한 차이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 품새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종목. 태권도 종주국 한국은 품새 전 종목(4개) 석권을 목표로 삼았다. 여자 단체전 역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한국은 16강 이란을 시작으로 8강 베트남, 4강 필리핀을 차례로 격파, 승승장구했지만 새 품새 새별과 자유 품새로 경연한 결승에서 태국에게 일격을 당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세 선수는 4년 뒤를 기약해야 했다.

시상식 후 만난 박재은은 “새별에서 점수 차가 많이 나 당황했지만 자유 품새에서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총점을 보고 너무 아쉬웠다. 은메달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섭섭한 기분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누가 봐도 우리 선수들이 잘한 것 같았는데 점수가 낮게 나왔다. 의문이 들었지만 우리와 심판의 눈은 다를 수 있다. 심판의 눈이 더 정확하다. 그래도 준비한 만큼의 실력은 나온 것 같아 후회는 없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려던 찰나, 경기장 한편에서 기념촬영을 하던 최동아와 곽여원이 박재은 옆으로 다가와 취재진을 향해 밝은 미소를 건넸다. 맏언니 곽여원은 “아쉬움은 크지만 열심히 준비했기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고, 최동아는 “끝나고 영상을 확인했는데 연습한대로 잘했다. 아쉽지만 다른 동료들이 금메달을 땄다. 우린 4년 뒤에 무조건 금메달을 딸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박재은의 표정도 금세 밝아졌다.

세 선수에게 공통 질문으로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물었다.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들은 흔히들 코칭스태프 혹은 부모님을 언급하지만 이들은 남달랐다. 세 선수가 일제히 말한 인물은 가수 마마무(솔라, 문별, 휘인, 화사)였다. 최동아는 “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마마무 노래를 계속 들었다. 마마무의 전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무한 재생했다. 훈련하면서 큰 힘이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품새 종목에서 자유 품새는 흡사 ‘케이팝(K-POP)’ 공연을 연상케 한다. 신나는 음악이 태권도의 각종 동작들과 어우러지며 하나의 공연이 된다. 세 선수의 이른바 ‘칼 군무’ 역시 관전포인트다. 이들은 마마무의 각종 콘서트 영상을 보며 자유 품새 표정 연기에 도움을 받았다. 아예 아시안게임 경연곡을 마마무의 노래로 하려 했지만 규정 상 가사가 있는 노래는 경연에 쓰일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은메달을 목에 건 날 마마무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콘서트를 진행 중이었다. 세 선수는 자카르타에서 스마트폰으로 콘서트 영상을 보며 감격했다. 최동아는 “콘서트 영상을 보고 울 뻔 했다. 꼭 금메달을 따서 마마무를 만나는 게 목표였는데 은메달이라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세 선수는 20일 태권도 겨루기에 나서는 동료들을 응원한 뒤 밤 비행기로 귀국한다. 은메달의 감동도 잠시, 귀국과 함께 9월 초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을 위해 다시 품새 동작을 가다듬어야 한다. 4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날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선 지금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세 선수는 “제일 부족한 부분인 기술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좌측부터)최동아-박재은-곽여원(첫 번째), 품새 주요 장면(두 번째, 세 번째), 마마무 안무 동작을 취하는 (좌측부터)최동아-곽여원-박재은(네 번째).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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