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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달러' 오타니도, '3371억' 먹튀도 없지만…10홈런 폭발→64개 페이스! 소년가장 트라웃의 처절한 분투 '홈런왕 정조준'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일단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트라웃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트라웃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 하지만 올 시즌 전까지 트라웃의 모습은 조금 아쉬웠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렸던 2020시즌 이후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23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이로 인해 '7억 달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두 번의 만장일치 MVP를 수상할 정도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의 문 턱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이번 겨울 오타니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팀을 떠나게 된 가운데 트라웃이 짊어진 짐은 무겁다. 더군다나 '먹튀' 앤서니 렌던이 또다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트라웃의 사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그 결과 25경기 만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올 시즌 64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 엄청난 무게를 짊어진 트라웃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트라웃의 방망이는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트라웃은 지난달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개막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생산하지 못했으나, 2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터뜨린 이후 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부터 10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대결까지 세 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엄청난 페이스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트라웃은 지난 16일 다시 만난 탬파베이를 상대로 시즌 7호 아치를 그려냈고, 18일 또 한 번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오타니가 떠난 가운데 올해 2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한 트라웃은 지난 24일 경기부터 '리드오프'의 중책을 맡게 됐다. '강한 2번'이 아닌 '강한 1번'의 카드를 꺼내든 것. 그리고 이러한 타순 변화는 트라웃에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전날(2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9호 홈런을 작렬시키더니, 25일 경기에서 마침내 가장 먼저 10홈런의 고지를 밟았다.

팀의 승리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트라웃의 한 방 효과는 매우 컸다. 트라웃은 0-6으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세 번째 타석에서 볼티모어 선발 딘 크레머와 맞붙었다. 그리고 2B-1S에서 크레머의 4구째 90.7마일(약 146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서 약간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방망이를 힘차게 내밀었다. 트라웃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 타구는 무려 114.5마일(약 184.3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417피트(약 127.1m)를 비행한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10호 홈런.

물론 승리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는 없지만, 이 홈런을 바탕으로 에인절스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테일러 워드가 추격의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간격을 좁혔고, 8회말에는 선두타자 잭 네토가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9회말 한 점을 더 추격하면서 볼티모어를 5-6으로 턱 밑까지 추격했다. 트라웃의 존재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현재 에인절스는 10승 1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랭크돼 있다. 오타니가 떠나면서 약해진 전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기란 쉽지 않은 상황. 이로 인해 트라웃이 이날 경기까지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2점 이상의 홈런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13개의 타점 중 홈런을 제외한 타점도 1개 밖에 없다. 앞에 차려진 밥상이 그만큼 많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트라웃은 무려 64홈런 페이스로 메이저리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홈런의 고지를 밟으며 '소년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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