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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대리처방 파문'... 고개 숙인 국민타자 "안타깝다, 후배들 볼 면목이 없다" [MD잠실]

2024년 4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9-8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9-8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오재원에게 두산 8명의 현역 선수들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건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승엽 두산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이승엽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앞두고 "야구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 구단으로부터 들은 말은 (선수들이) 자진 신고했고,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연루됐다는 게 안타깝고, 빨리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두산은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했다. 박흥식 수석 코치가 주도한 미팅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수석 코치가 미팅을 했다. 우선 우리는 경기를 해야 하고, 일은 벌어진 것이고, 나름대로 구단에서 수습을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의하면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있다.

게다가 오재원은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오재원./마이데일리
오재원./마이데일리

이와 더불어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있다. 오재원은 자신의 범죄에 후배들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수면제를 전달받기 위해 후배들을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구단은 이후 자체 조사를 통해 8명이 과거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해준 사실을 파악했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에 관한 사건이 한참 불거졌을 때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를 파악한 뒤 곧바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대리 처방을 통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건넨 8명의 선수는 선후배 관계로 인해 협박과 폭력 등으로 인해 위협을 느껴 이를 행동으로 옮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일단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BO 또한 경찰 조사 등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 대리 처방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선배의 협박에 어쩔 수 없었다는 시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를 했어야 했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이승엽 감독은 "선배들이 잘못된 것이다. 후배들이 이런 일에 연루됐다는 것에 나 역시 야구 선배로서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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