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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억' 횡령, 오타니 뒤통수 때린 미즈하라…'1907억' LAD 에이스가 떠올린 기억 "우린 금방 알아차렸다"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2024년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SD 파드리스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SD 파드리스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미즈하라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 '좀보이 미디어'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즈하라 잇페이 스캔들과 관련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 개막전 직후 클럽하우스에서 목격했던 장면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오타니의 前 통역사였던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으로 인해 시끌벅적했다. 캘리포니아주 수사 당국이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발견하게 됐는데, 조사 과정에서 미즈하라가 수년 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미국 'ESPN'이 해당 정보를 입수한 뒤 미즈하라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기사화를 앞둔 시점에서 미즈하라가 선수단에 해당 사실을 털어놨다.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달 20일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이 끝난 직후였다. 보이어의 계좌에 오타니의 이름이 찍혀있었던 이유는 도박빚 450만 달러(약 60억원)를 갚기 위해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접속해 돈을 송금했던 까닭이었다. 당초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도박빚을 대신해서 갚아줬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타니는 대변인을 통해 미즈하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빚을 대신 갚아줬다면 불법 스포츠 도박을 알고도 모른척 했던 것으로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오타니가 갚아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이라면 더 큰 문제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미즈하라의 발언이 오타니 쪽으로 향했다. 무려 450만 달러의 돈이 빠져나갔는데, 오타니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를 의심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단 '현시점'에서 오타니는 미즈하라 스캔들과 전혀 관련이 없는 모양새다. 최근 '뉴욕 타임스'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45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빼돌렸고, 해당 계좌에서 발생되는 거래와 관련해서 오타니가 전혀 '알림'을 받지 못하도록 조치한 증거들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이튿날 미즈하라는 벌금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원) 또는 징역 30년에 이를 수 있는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년 동안 약 1만 9000회 스포츠 베팅에 임했고, 이 과정에서 생긴 도박빚은 무려 4070만 달러(약 563억원)에 달했다. 특히 미즈하라는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0억원) 이상을 빼돌렸고, 은행에는 자신이 오타니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기 행각까지 벌였다. 이에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를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미즈하라는 지난 13일 족쇄를 차고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출두했는데, 일단 보석금 2만 5000달러(약 3497만원)을 내고 가석방 됐다.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노우./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과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는 5월 10일 다시 한번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 미즈하라는 두 번째 출석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최대한 형량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글래스노우가 미국 '좀보이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미즈하라가 다저스 선수단에게 자신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놓았던 지난달 20일 고척스카이돔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전했다.

글래스노우는 "'우리는 모두 너(오타니)의 편이야'라는 자세였다. 클럽하우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오타니가 처음 한 일은 '휴대폰을 가지고 가서 조사해'라는 말이었다. 클럽하우스에 있던 모두가 미즈하라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분명 충격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오타니에게서는 동요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이 글래스노우의 설명이다. 그는 "막상 오타니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내가 한 게 없으니 명백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느낌이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았다"며 "현시점에서 오타니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기쁘고,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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