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오른쪽 사진은 정유정이 캐리어를 끌고 자신의 집을 나서는 장면. /부산경찰청 제공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실제로 살인해 보고 싶어 죽였다"라는 말을 한 정유정(23)을 '사이코 패스'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경닷컴에 따르면 손수호 변호사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유정을 사이코패스로 봐야하느냐"는 물음에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만 약간 이상한 부분들이 있다"며 사이코패스로 확답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과는 다르다"라는 점을 들었다.

즉 "모든 범행사실을 털어놓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를 했다"는 것으로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그냥 그런 질문에 '네'라고 간단히 말했든지 아니면 정말 죄의식을 느끼고 미안함을 느껴서 표현한 것인지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지만 어쨌든 사과를 했다"며 이를 볼 때 사이코패스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견해를 전했다.

손 변호사는 정유정이 '은둔형 외톨이'의 모습을 많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한 후에 취직 준비를 했지만 특별한 직업도 없이 쭉 5년간 무직으로 지냈고 휴대전화 이용 내역을 봤더니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게 사실상 없었다. 사회와 단절되어 있었다"라며 정유정의 전화에 그 또래라면 많이 있어야할 듯한 친구 이름이 하나도 없다는 건 "교류가 없었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그러다 보니까 사회와 단절돼 자신만의 관심 분야, 범죄물에 빠져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는 수천 번 수만 번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고 그 상상을 이번에 어떤 계기에서든 현실에서 실행하게 됐다"며 "중요한 건 도대체 왜 (정유정이) 살인 충동을 느꼈냐, 그 원인과 배경을 찾는 일"이라며 앞으로 수사의 초점 중 하나도 이 부분에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정은 지난 5월26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 여성 A씨(20대)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일 오전 9시6분쯤 검찰 송치 전 부산 동래경찰서 1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모습을 나타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지만 '범행 후 집을 오간 이유', '살인 충동을 언제부터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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