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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과 스낵바 한번 동행했다가…24세 셋업맨, 술판에 ‘국대 커리어’ 위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낵바 한번 동행한 대가가 클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정철원(두산, 24)의 국가대표 커리어가 마감될 수도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1일 창원 NC전이 우천 취소된 뒤 “우리 선수가 사건에 연루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중요한 대회 기간에 야구 팬들을 실망시켜서 죄송하다. 그 부분(향후 활용방안)에 대해선 선수와 얘기를 안 했다. KBO의 조사 여부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정철원도 KBO의 조사에 착실히 임해야 한다. 아직 면담은 안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결국 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정철원을 1군에서 제외했다. 메인 셋업맨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게 큰 부담이지만, 현 시점에선 자숙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정철원을 비롯해 김광현(SSG), 이용찬(NC)은 KBO의 진상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1군에 복귀하긴 어려워 보인다.

KBO의 진상조사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든, WBC 술판 3인방이 물의를 일으켰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변함없다. 사실 경기 전날이 아니면, 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음주는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여론은 스포츠선수, 특히 국가대표가 국제대회 기간에 양이 많든 적든 음주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걸 절대 무시할 수 없다.

WBC 술판 3인방이 어떤 식으로든 페널티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동시에 정철원의 경우 향후 국가대표 커리어에 금이 갈 가능성이 있다. 사실 김광현은 WBC 직후 공개적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35세의 김광현, 34세의 이용찬은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향후 국제대회에 뽑힐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러나 24세의 정철원은 상황이 다르다. 당장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상태다. 앞날이 창창한 불펜투수이니,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면 국제대회 단골 투수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KBO는 WBC 참사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약물, 폭행, 승부조작 등 사회적 혹은 법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선수를 국제대회에 뽑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KBO가 이 기조를 유지할 경우 정철원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향후 국제대회 커리어가 막힐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정철원은 이미 군 복무를 마쳤다. 그러나 이 부분을 떠나 20대 중반의 전성기를 맞이한 유능한 불펜 투수가 술자리 한 번에 국가대표팀 커리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 자체가 비극이다. 그래서 사람은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

김광현과 정철원의 3월11일 새벽 도쿄 아카사카의 스낵바 동행이 어떤 이유에서 성사됐는지 알 수 없다. 정철원은 1일 창원 NC파크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에서 끝내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정황상 고교 대선배 김광현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그저 정철원은 “간 것만으로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가자고 한 지는…”이라고 했다.

[정철원.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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