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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바보가 아니잖아요"…'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의 자신감 [MD인터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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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바로 내일, 천만 영화 시리즈 '범죄도시' 시즌4 개봉을 앞둔 허명행 감독은 덤덤했다. 우려 섞인 시선에도 그 다음 스탭을 말하는 '깡'이 있었다.

23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범죄도시4'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허 감독은 영화 '신세계' '아수라' '부산행' '극한직업' '신과 함께' '헌트' 등 120여 편이 훌쩍 넘는 작품 속 액션을 탄생시킨 무술감독으로 유명하다. 올해 초 첫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24일 '범죄도시4'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날 허 감독은 무술감독 출신인 자신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 "한 마디로 하자면 동석이 형이 바보도 아니고 저랑 두 편을 하겠냐"고 정리했다.

허 감독은 "제작사를 10년 정도 운영하고 있다. 정두홍 감독과 액션스쿨을 영화 제작사로 만들자는 꿈에서 시작됐다. 개인적으로 돈도 많이 썼고 캐스팅이 엎어지기도 했다. 제작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에 답답함을 느꼈다. 감독 제의도 종종 들어왔지만 어려서 엄두가 안 났다. 기라성 같은 감독들과 작업하다 보니 그만큼의 능력이 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그러다 '나를 원하는 작품이 있다면 천천히 한 번 도전해 볼까' 하고 생각을 바꿔 먹었다. 연출에 대한 마음을 연 타이밍에 '황야' 마동석을 만나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황야'는 호불호가 갈렸다. 저를 바라볼 때 무술감독으로서 연출을 할 수 있냐, 없냐 선입견이 당연히 있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 해나갈 작품은 액션이 아닌 방향도 많다. 이 자리에서 다른 장르들도 잘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차차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선입견을 깨려고 다른 작품을 만드는 건 아니다. 단지 스스로 도전이다. 나는 나를 믿으니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설레발치지 않고 작품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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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아직 경험이 없다 보니 잘 모르겠다. 내일 돼봐야 알 것 같다. 긴장하거나 기대하는 성격은 아니다. 부담감도 사실 없다. 건조한 편이다.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부담 갖고 기대해서 뭐 하겠나.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좋아해서 몸에도 새겨져 있다. 감독으로서 할 도리를 다하고 기다리고 있다. 영화에 대한 주변 지인들의 평은 궁금하다. 그리고 꼭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좋겠다"이라고 답했다. 

최근 초청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사 현장에서는 "언어의 장벽을 무너트리는 게 영화인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피부로 느끼는 건 되게 재밌게 봐주셨다. 우리의 코미디를 이해할까 싶었는데 다 이해하고 웃더라. 액션적인 부분에서도 포인트를 공감해 주더라. 한국 액션은 리얼 베이스에 테크닉을 버무린 게 특징이다. '범죄도시'도 오락 영화지만 결국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절제와 컨트롤이 있다. 오히려 마냥 화려한 액션은 굉장히 쉽다"고 했다.

허 감독은 주연 마동석과 김무열에 대해 "둘 다 액션을 엄청 잘한다. 기술에 대한 걱정 없이 어떻게 찍을지만 고민하다 보니 걱정이 덜했다. 김무열이 액션을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한 번도 작품을 함께 안 했더라.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 그간 '범죄도시'에서 볼 수 없던 빌런의 행동을 한다. 아크로바틱한 장면도 많이 넣었다. 워낙 잘하니까 자연스럽게 소화하더라. 오락적인 부분과 테크닉적인 부분 모두 생각했던 이상이다"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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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즌과 달리 빌런 백창기(김무열)가 마석도(마동석)와 팽팽한 긴장감을 이루는 설정은 "마석도의 세월의 흔적이 아닌 빌런의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빌런을 응징하겠지만 중간에 어떻게 될지 궁금했으면 했다. 기승전결을 주고 백창기에게도 역전의 순간을 줬다. 그래야 쫀득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석도가 다 때려죽이는 건 전편에서도 많이 봤지 않나. 당연히 지진 않겠지만 '어어 설마?' 하는 지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허 감독은 "명절에 나오는 영화처럼 보면 기분 좋고 재밌는 게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이다. 그런 전통을 지키고 싶었다. 100% 다 영화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기시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시리즈를 반가워할 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빌런의 변주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24일 개봉.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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