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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만 힘든가요? 드라마 제작사도 ‘일 없다’ 곡소리 [MD포커스]

최근 드라마 제작사들도 작품 수주, 편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마이데일리 DB
최근 드라마 제작사들도 작품 수주, 편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편성표 한 번 보세요. 코로나19 때보다 작품이 더 없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의 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8월까지 드라마 편성표를 모두 살펴봤다. 지상파 기준 39편이 전파를 탔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이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략 23편으로 30% 이상 편성이 줄었다. 제작사에서도 ‘일 없다’는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최근 여러 배우가 업계 불황에 입을 열고 있다. 배우 조혜정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를 언급했다. 그는 “요즘 작품 수가 줄어들어 업계가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힘들다 힘들다 생각하면 마음만 괴롭지 나아지는 건 없다”고 고백했다. 배우 이주승 역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차기작 두 편이 있었는데 둘 다 엎어졌다(제작 취소)”라고 말했다. 주변 동료 배우들도 오디션을 보는 친구가 없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김하늘, 고소영 / 마이데일리 DB
김하늘, 고소영 / 마이데일리 DB

고소영, 김하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톱스타들도 마찬가지다. KBS2 드라마 ‘멱살 한 번 잡힙시다’로 2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알린 김하늘은 “예전에는 정말 많은 작품이 들어왔다. ‘저 좀 쉬게 해 주세요’라고 할 정도였다”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작품 수가 많이 줄었다”고 캐스팅 의뢰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배우만 그럴까. 드라마 제작사는 더욱 심각하다. 드라마 한 편을 만드는데 작가 감독만 해도 수십 명이 투입되고, 메인 보조 스태프까지 합하면 100여 명을 넘는 건 흔한 일이다. 대형 작품에 경우엔 150명, 많게는 200명 넘게 투입 되는 경우도 있다. 촬영 장비에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편당 수억대는 기본으로 들어가다 보니 방송가들의 몸집 줄이기가 드라마 쪽으로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광고 업계 불황도 제작사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광고 업체들도 인풋과 아웃풋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 대비 더 큰 효과를 보려고 한다. 이에 대형 작품에 광고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광고에 쓰는 비용은 줄어들고, 그조차도 한 곳에 집중되다 보니 영세한 제작사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 유튜브
유튜브 / 유튜브

엄격한 규제도 한몫한다. 과거에는 일부 브라운관에서 광고를 독식했다면, 요즘은 유튜브, OTT, 라이브 플랫폼 등 무수히 많은 대체제가 생겨나면서 광고 파이가 줄어들었다. 특히나 최근 생겨난 플랫폼에는 특별한 제약이 없는 반면 방송사에는 광고와 편성 규제 심사가 여전히 엄격하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형평성 논란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인기 작품을 다수 만든 국내 대형 제작사 중 한 곳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일부에선 고정 비용을 줄이고, 작품 수주와 편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굳게 닫힌 문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다시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조차 보이지 않아 더욱 암울하다”고 했다.

김도형 기자 circl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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