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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이 걸렸던 첫 등판, 그 후…'131승' 장원준, 성적 미련 떠나보냈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130승 달성, 더이상 성적에 미련은 없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958일 만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장원준은 5이닝 동안 7개의 피안타를 맞는 등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44일 만에 개인 통산 130번째 승리를 손에 넣었다.

'에이스' 곽빈을 비롯해 최원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승엽 감독은 다시 한번 '130승' 베테랑에게 선발의 기회를 안겼다. 장원준은 단 한 번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베테랑으로서 '관록'을 앞세워 5⅓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장원준은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가 좋은 쪽으로 나와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근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졌는데, 조금이나마 길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이 5이닝 이상 투구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상황. 6회를 매듭짓는 것이 욕심나지는 않았을까. 장원준은 "전혀 없었다. 5회가 끝난 뒤 '끝났다'고 생각을 했는데, 다음 타자가 또 좌타자였기 때문에 한 타자를 더 상대하게 됐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임무를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베테랑을 향해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고, 장원준은 타선의 지원 속에 131번째 승리를 따냈다. 장원준은 이 승리로 KBO리그 역대 최다승 단독 10위로 점프, 9위 김원형 SSG 감독(134승)과 격차를 3승으로 좁혔다.

장원준은 "지난 등판에서 (팬들의 환호와 기립박수에) 벅찬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 덤덤했다. 오히려 첫 등판이 감정적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첫 등판에서는 어쨌든 130승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걸 달성해서 지금은 큰 미련이 없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성적에 대한 미련이 없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조금이나마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등판보다는 확실히 여유가 생겼던 장원준이다. 그는 "직전 등판에서는 개인적으로 야구 인생이 걸린 경기였다. 하지만 이번 등판에서는 앞에서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내가 원하는 투구만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김원형 감독의 134승 기록에 대해서는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번주 임시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이 좋은 투구를 보일 경우 계속해서 선발로 기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단 첫 등판보다 훌륭한 성적을 남긴 만큼 장원준이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경기가 점점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장원준은 추후 등판 일정에 대해 들은 것은 없다.

장원준은 "(보직에 대한 것은) 모르겠다. 곧 들어가면 코치님께서 말씀을 해주실 것 같다"며 "써주신다면"이라고 말하며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더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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