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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음주 파문' 김광현 대체 선발→무실점 호투…5년 차 군필 좌완의 밝은 미래 봤다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SSG 랜더스의 김광현의 대체 선발로 등판한 백승건이 호투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백승건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다. 올 시즌 첫 선발이었다.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백승건이 깜짝 선발 등판한 이유가 있다. 애초 예고된 선발 투수는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기간 술을 마셨고 이로 인해 KBO에 경위서를 제출, 상벌위원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일 삼성전을 앞두고 사과했다. 그는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해 드리고자 미디어 여러분들, 팬분들 앞에 서게 됐습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대표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들,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의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많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습니다"며 "계속해서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겠으며, 이번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여 다시는 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전했다.

끝으로 "다시 한번, 저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과, 미디어분들, 그리고 야구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했다.

SSG는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선발 투수를 교체했다. 또한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원형 SSG 감독이 백승건을 대체 선발로 선택한 이유는 있었다. 백승건은 지난달 25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3이닝 동안 실점 없이 2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달 26일 "그런 경기에서 자신감도 얻고 2이닝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1이닝 더 욕심내봤는데, 투구 수가 60개 정도 됐을 때도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 경기였다. 불펜 투수가 한정돼 있어서 던질 수 있을 때까지 한번 가보자 했는데 잘 던졌다"며 "계속해서 저런 모습을 보여주면 중요한 경기도 나갈 수 있다. 어제만 그런 날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백승건은 기회를 받았고 김원형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타자 김현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시작했지만, 포수 김민식이 도루 저지에 성공했고 호세 피렐라와 구자욱을 범타로 잡았다. 2회와 3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백승건은 4회초 위기를 맞았다. 김현준과 피렐라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가 됐다. 하지만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 강민호를 인필드플라이로 잡았다. 이어 이재현의 타석에서 삼성 주자들이 더블스틸에 성공하며 2, 3루가 됐지만, 백승건이 이재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부터는 문승원이 올라와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이후 이로운(1이닝 2실점)-이건욱(1이닝)-임준섭(1이닝)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SSG 타선은 화력을 뽐내며 14-2 대승을 거뒀다.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백승건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구속과 구위가 좋아졌다. 불펜 투수로 활약하다 갑작스럽게 선발로 등판했지만, 삼성 타선을 틀어막으며 SSG 좌완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

[SSG 선발투수 백승건이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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