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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늦춘 1년, AG 바랐는데"…입대 만류했던 염갈량, 드디어 '짐' 덜었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아시안게임에 뽑히기를 바랐는데"

국군체육부대는 1일 상무 야구단 입대 예정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최종 합격 소식을 전했다. 이번 합격자는 이정용(LG)과 배제성(KT), 구창모, 김영규, 조민석, 오장한, 오태양, 박성재(이상 NC), 허윤동, 조민성(이상 삼성), 한승연, 김선우(이상 KIA), 윤산흠, 박정현(이상 한화)까지 총 14명으로, 오는 12월 입대할 예정이다.

이번 합격자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선수는 바로 이정용이다. 그는 지난해 상무 입대를 신청했으나, 최종 발표를 남겨둔 상황에서 이를 취소했다. 류지현 전 감독에 이어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LG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이정용과 이재원의 입대를 만류했고, 이들은 LG에 잔류하게 됐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성적'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 이정용과 이재원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게다가 이정용과 이재원의 경우 2023시즌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발탁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을 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용은 데뷔 첫 시즌 34경기에서 3승 5홀드 평균자책점 3.71, 이듬해 66경기 3승 3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97, 지난해 4승 4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4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LG와 이정용의 계산은 어긋났다.

LG는 올 시즌에 앞서 진행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을 당한 '마무리' 고우석을 대신해 이정용에게 '뒷문'의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이정용은 시즌 첫 등판부터 불안한 모습을 내비치더니 4월 2승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93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까지 발생했다. 이정용은 부진했던 4월이 끝난 후 5월 5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던 중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현시점에서 이정용의 복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어깨 통증 여파로 아직 2군 경기도 나서지 못한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이정용이 상무에 뽑힌 것이 마음이 놓이지 않느냐'는 말에 "그렇죠. 못 가게 했는데…"라고 말했다. 한참 동안 침묵하던 염경엽 감독은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아시안게임에 뽑히기를 바랐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심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각 팀 당 최대 3명까지만 출전이 가능하다. 다른 팀 선수들보다 기량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팀 내 경쟁을 뚫지 않으면 안 된다. 젊은 유망주들이 즐비한 LG의 경우 팀 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사령탑은 "초반에 페이스가 조금 좋았어야 했는데, 페이스가 너무 좋지 않았다. 열심히 해서 연봉이라도 올리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나 때문에 1년을 늦췄는데, 얻어 가는 것이 없으면 안 된다"며 이정용에게 미안함을 내비쳤다. 자신 때문에 일찍 상무에 입대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정용이 상무 입대를 포기했을 당시에는 소위 '괘씸죄'로 재신청을 때 이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하지만 다행히 두 번째 지원에서 합격 타이틀을 손에 넣으면서 꾸준히 야구를 하면서 군 복무를 이행할 수 있게 됐다.

[LG 트윈스 이정용,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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