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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써라"…통 큰 박항서 감독, 베트남 국대 훈련장 포항에 내줬다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에게 큰 도움을 줬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 1월 9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했다. 2023시즌 준비를 위한 전지훈련 담금질을 시작한 것이다. 포항은 2020년 태국 부리람 전지훈련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해외 전지훈련을 3년 만에 재개했다.

기대는 컸지만 문제가 생겼다. 포항은 하노이에 미리 섭외해둔 훈련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때 박 감독이 등장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베트남 내 ‘박항서 파워’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다.

포항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박 감독이 직접 나섰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사용하는 베트남축구협회 하노이 공식 훈련장을 포항 선수단에 내줬다. 한국 축구로 비유하면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 같은 곳을 K리그 클럽 포항에 빌려준 셈이다.

게다가 포항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는 베트남 축구연맹(VFF) 본관과 가깝다. 바로 앞에는 베트남 대표팀의 홈구장인 미딩 국립경기장이 있다. 베트남 축구의 심장부에서 포항 선수들이 마음 편히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양 측은 또 다른 인연도 있다. 박 감독은 2003년과 2004년에 포항 수석코치로서 선수단을 이끌었다. 당시 주장이 현재 포항의 김 감독이었다. 이 둘은 약 20여 년이 지나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과 포항 감독으로 베트남에서 만났다. 박 감독은 김 감독의 손을 꼭 잡으며 2023시즌 활약을 응원했다.

포항 관계자는 ‘마이데일리’를 통해 “박항서 감독님이 포항 선수단 숙소로 자주 오신다. 김기동 감독님과 티타임을 가지며 옛 이야기를 나누신다. 박항서 감독님과 베트남 축구연맹 덕분에 포항이 2023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들려줬다. 또한 포항 모기업 포스코의 계열사 포스코 베트남 법인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베트남이 선수단 기력보충을 위해 소고기 회식을 지원했다.

한편 박 감독은 지난 16일 마무리된 2022 아시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구 스즈키컵) 일정을 끝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2017년 10월에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약 5년 4개월 임기를 마치고 아름답게 작별했다.

[사진 = 포항스틸러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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