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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어깨 나란히 ‘3개월 폭풍 20SV’…여름 대반란, 시작은 겨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몸에 힘이 있어야 한다. 진용이가 작년 겨울부터 그걸 느꼈다.”

단 3개월만에 20세이브를 쌓은 투수가 있다. 5월19일 두산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낸 뒤 3개월만인 11일 KT전서 시즌 20세이브를 돌파했다. 천하의 오승환(삼성, 20세이브)과 함께 세이브 공동 4위다. 잠시 오승환을 밀어내기도 했다.

심지어 4월 초 시즌 시작과 함께 마무리로 출발한 정해영(KIA, 25세이브), 김재윤(KT, 22세이브)마저 추월할 조짐이다. SSG 마무리 서진용은 탄탄한 팀 전력을 등에 업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를 앞세워 반란을 일으킬 태세다.

서진용은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50이닝을 돌파했다. 마무리가 아닌 전형적인 셋업맨이었다. 오히려 과거에 마무리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올 시즌에도 필승계투조 일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김택형이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워하자 마무리를 꿰찬 뒤 다시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세부적인 성적을 보면 압도적인 내용은 아니다. 평균자책점 2.78에 WHIP 1.27, 피안타율 0.225다. 그래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2.29다. 33홀드를 따낸 2019년(2.63) 이후 커리어 두 번째로 높다. 승리확률기여도는 3.77로 데뷔 후 가장 높다.

서진용이 확 달라진 건 루틴의 정착과 성실한 훈련이다. 사실 구위와 밸런스 등이 예년보다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 구종을 추가한 것도 아니다. 단지 기본에 좀 더 충실히 임한 결과이며, 팀 전력과 성적이 받쳐주면서 3개월만에 20세이브를 따냈다.

김원형 감독은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프로는 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꾸준하게 해서 자신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루틴과 징크스는 다른 개념이다. 경기장에서 매일 할 수 있는 것을 매일, 한달, 1년간 일상생활화해야 몸이 관리가 된다. 몸 관리가 돼야 몸이 좋아지고 힘이 생긴다. 진용이는 작년 겨울부터 그걸 느꼈다”라고 했다.

몸 관리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찾았다는 의미다. 서진용 전담까지는 아니지만, 트레이닝 코치의 집중 케어를 받는 것도 통했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훈련을 소홀하게 하는 선수와 꾸준하게 하는 선수는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훈련을 소홀히 하면 어쩌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훈련을 루틴대로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 시즌도 있다. 서진용은 이제 루틴과 결과의 선순환을 맛보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계속해야 자신의 공을 유지할 수 있다. 프로야구선수라면 결과도 중요하지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것을 똑바로 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만 잘 하려고 하면 책임감이 없는 것이다. 진용이가 그걸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서진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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