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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출신 다리 찢는 1루수…빅딜 윈윈, 박동원도 박병호도 잊어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KIA) 빅딜은 정말 윈-윈이다. 나아가 수비에서만큼은 박병호(KT)를 잊어도 좋다.

키움 내야수 김태진은 지난주 1루에서 ‘다리 찢기’를 자주 선보였다. 1루수들이 늘 하는 일이지만, 단신의 김태진이 좀 더 부각됐던 게 사실이다. 김태진이 다리를 찢으며 미트를 벌리니, 내야수들도 편안하게 송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승부처에 김태진의 다리 찢기가 빛을 발했다. 5-5 동점이던 4일 고척 SSG전, 9회초 2사 1루서 김강민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유격수 김휘집이 잘 잡았다. 사실 1루 송구가 짧았다. 그러나 김태진이 혼신의 힘을 다해 다리를 쫙 찢어 글러브를 들이대 원 바운드 포구를 해냈다. 김태진은 앞선 1사 3루서도 최지훈의 빗맞은 타구를 잘 잡아 홈 보살을 기록했다.

비록 키움은 연장 끝 패배했지만, 김태진의 호수비가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간 원동력이었다. 다음 날인 5일 잠실 LG전서도 몇 차례 좋은 포구를 선보이며 경기흐름을 키움으로 이끌었다. 작은 체구를 다리 찢기와 고급 포구 스킬로 절묘하게 커버한다.

김태진은 NC, KIA 시절 3루가 익숙했다. 그러나 키움 이적 후에는 1루수로도 자주 나선다. 3루에는 송성문이 붙박이로 자리매김한 반면, 1루는 여전히 확실한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큰 틀에선 박병호(KT)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수비만큼은 박병호의 지분을 잊어도 될 듯하다. 사실 박병호는 수비를 잘 하는 1루수였고, 현재 KT에서도 호평 받는다. 어차피 공격에서 누구도 박병호의 몫을 완벽히 메우긴 어렵다. 그렇다면 김태진의 활약은 충분히 고무적이다.

부상으로 2개월 공백이 아쉬울 정도다. 사실 복귀 후 타석에선 31타수 6안타 1득점으로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리듬이 좋을 땐 괜찮은 생산력을 지닌 타자라는 건 검증이 끝난 상태다. 전반기 27경기서 타율 0.293 4타점 16득점했다. 이걸 무시할 수 없다.

김태진의 알토란 활약은, 키움으로선 박동원 트레이드의 아픔을 지워도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동원은 KIA로 넘어간 뒤 특유의 일발장타력은 물론 수비력마저 호평 받는다. 수치상 뛰어나지 않아도 KIA의 안방 약점을 완벽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김태진 영입은 꿀이었다. 1루수 기용 역시 성공이다. 키움은 후반기 들어 불펜이 크게 흔들리면서 예상대로 조금씩 가라앉는다. 어차피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권이니 선발진과 수비력으로 버텨야 한다. 김태진의 1루 수비가 의외로 키움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타격까지 전반기 페이스로 올라오면 금상첨화다.

[김태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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