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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오은영의 속마음, 명품 VVIP 루머→대장암 투병 ('내가알던') [MD리뷰]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이 깊은 마음 속 이야기를 꺼냈다.

30일 밤 방송된 SBS 인물 다큐멘터리 '내가 알던 내가 아냐'에는 오은영 박사가 출연했다.

오은영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마네킹이 죽음을 맞이한 모습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긴 할텐데. 자꾸 봐도 당황스럽다"는 그는 "열심히 잘 살았어"라며 마네킹을 다독였다.

이날 다큐멘터리는 '나에게 일주일의 시간만 남는다면?'이라는 질문을 주제로 진행됐다. 오은영은 "저는 그 경험을 실제로 했었다. 44살이던 2008년 대장암으로 건강의 위기가 찾아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건강하다고 생각했고 또 잘 버티는 편이다. 그런데 복부 초음파를 보던 후배가 대장암을 발견했다. 전이 가능성도 있었다. 전이가 됐다면 얼마나 살 수 있냐고 물었더니 '3개월'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라며 "그 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 귀에 소리는 아득해지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사랑하는 남편과는 그래도 성인 대 성인으로 어떤 관계와 상황들을 정리하려는 노력이 가능했지만, 자식은 그게 안 되더라"라고 전했다.

당시 오 박사는 대장암 수술을 앞두고도 일을 멈추지 않았다. 입원 2시간 전에도 아이들을 상담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암은 재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 앞에 섰던 경험은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자식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이 시대의 부모들이 얼마나 많이 가슴 아프고 애통할까.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11년 동안 맡았다.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기였다"는 그는 "행복하고 보람도 있었지만 사실은 힘도 들었다. 아이들이 때리고 발로 차니 멍도 많이 들었다"라며 "촬영하고 들어가면 초등학생이던 아들이 멍을 보고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더 마음 아팠던 건 아들이 엄마가 내 옆에 더 많이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속상하다고 말할 때였다. 눈물이 왈칵 났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방송으로 받은 상처도 고백했다. 오은영은 "왜 없겠냐. 마음이 약하거나 크게 흔들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둘러싼 명품 VVIP 루머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을 만날 땐 명품을 사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절친 김주하 앵커는 "무슨 소리냐. 홈쇼핑 단골인데. H사'도' 사는 거다"라는 반응을 보여 'VVIP 루머'를 일축시켰다.

한편 오은영은 "촬영하면서 처음과 지금의 마음은 사뭇 다르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내 생이 일주일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소중하더라"라며 "그리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떠오른다. 빈틈도 많고 후회되는 면도 있다. 저의 삶 속에서 잊지 못할 평생 기억에 남을 일주일이었다. 일주일을 기점으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 SBS '내가 알던 내가 아냐' 방송 화면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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