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팬덤정치의 위험성[곽명동의 씨네톡]

21-11-30 15:26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서기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리고 어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젠데이아)을 만난다.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황제의 명령으로 아라키스로 향하는 폴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에게 죽음의 위협이 다가온다.

절대 영화화하기 어렵다는 소설 ‘듄’(1965)이 드니 빌뇌브 감독의 손끝에서 웅장한 세계를 드러냈다. 기독교, 그리스 로마 신화, 중동 역사, 인공지능, 제국의 흥망성쇠, 민주주의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듀니버스’의 장대한 서사를 펼쳐내는 ‘듄’을 영화만 보고 온전하게 다 해석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가운데 ‘지도자’와 관련된 부분은 작금의 현대사회에서 음미할만하다. 이 영화에서 흥미를 끄는 대목은 폴이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대드는 장면이다.

먼저, 폴과 제시카의 관계를 살펴보자. 제시카는 우월한 혈통 교배로 만들어진 여성 초능력 집단 ‘베네 게세리트’ 소속이다. 이들은 ‘보이스’라는 암시 능력으로 타인을 조종하며 진실을 판단한다. 태어날 아이의 성별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시공을 초월한 완전체인 ‘퀴사츠 해더락’의 탄생을 90년간 계획한 조직이다. 대모 모히암은 딸을 낳으라고 명령했지만, 제시카는 후계자를 원하는 남편의 뜻에 따라 폴을 아들로 낳았다. 그는 훗날 퀴사츠 해더락으로 성장한다.



적의 공습을 피해 사막으로 도피한 제시카와 폴은 텐트 안에서 위험을 피한다. 이 순간, 폴은 미래를 내다보는데 그가 지도자가 되어 전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때 폴은 어머니에게 “누군가 제발 도와줘. 현실이 될 거야. 온 우주에 종교 전쟁이 불같이 번져 우리 가문의 깃발을 내세운 종교 때문에 광신도들이 아버지의 두개골을 숭배하며 내 이름으로 전쟁을 할 거야! 모두가 내 이름을 외쳐”라고 말한다. 이어 “저리 가! 다 당신들 짓이야! 베네 게세리트가 날 괴물로 만들었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프랭크 허버트는 1980년 ‘듄’의 기원에 관한 에세이에서 “그 사람들이 아무리 존경스러워 보이더라도 당신의 모든 중요한 능력을 권력자들에게 넘겨주지 말라”고 썼다. 이어 “영웅의 외면을 보면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히어로가 이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인간의 실수가 이루어질 때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방송 인터뷰에선 “지도자들의 잘못은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증폭된다”고 했다. 프랭크 허버트는 ‘듄’을 통해 ‘절대권력’을 경계하고, ‘팬덤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리더가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실수를 했을 때,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쟁이 벌어지고, 인종을 학살하는 등의 역사의 비극은 대부분 자신을 맹렬하게 추종하는 대중을 내세워 지도자가 저지른 행위가 아니겠는가. “당신들이 날 괴물로 만들었어”라고 외치는 폴의 절규는 우리가 새겨 들어야할 말이다. 당신 역시 누군가를 괴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당신이 원하는 지도자를 전폭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반대편을 쓸어버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가. 지도자에게 권력을 몰아주면 파멸만 초래할 뿐이다.

‘듄’의 섬뜩한 경고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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