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세 경기에 실패를 맛봤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은 4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 맞대결에서 2-5로 패했다. 한국은 5일 미국과 또 다른 준결승전을 통해 다시 결승전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 내내 공격력에서 매우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11-1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면서 타격이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하루 휴식이 독이 됐을까, 한국 타선은 다시 차갑게 식었다.

가장 큰 문제는 김경문 감독의 '고집'에 있다. 김경문 감독은 조별 라운드에서 강백호를 4번 타자로 내세웠다. 하지만 4번의 무게감 때문인지 강백호는 제 몫을 하지 못했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2번으로 타순을 변경한 뒤 안타를 생산하고 득점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강백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변화까지는 충분히 좋았다. 하지만 양의지의 4번 기용이 문제였다. 김경문 감독은 강백호를 대신할 4번 타자 카드로 양의지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대실패였다. 양의지는 찬스 때마다 침묵했고,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진 조차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양의지를 4번으로 기용할 이유는 많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73경기에 출전해 87안타 20홈런 타율 0.348 OPS. 1.111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의지의 국제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양의지는 도쿄올림픽 전까지 총 네 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61타수 11안타 1홈런 타율 0.180로 매우 부진했다. 이번 대회도 한일전을 포함해 18타수 2안타 타율 0.111에 그치고 있다. 2개의 안타 중 1개는 행운이 따른 내야 안타였다. 이스라엘전에서 끝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문제는 고집에 있다. 양의지가 타격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라면, 찬스 상황에서 충분히 대타를 기용할 법하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강민호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양의지의 타석에는 대타를 기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회 선두타자 박해민이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병살타만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4번 타자까지 기회가 가고 있다. 오재일(0.176)이 부진하고 있기 때문에 4번에 배치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면, 5번 타순에서 타율 0.455를 치고 있는 김현수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뚝심'으로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하던 이승엽이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침묵을 깨고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승 진출조차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양의지에 대한 무한한 믿음은 내려놓을 때가 됐다.

[김경문 감독, 양의지. 사진 = 일본 요코하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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