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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데이는 초반을 잡아야"…문상철 깜짝 홈런이 바꾼 흐름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수원 이후광 기자] 문상철(KT)이 깜짝 홈런으로 이강철 감독이 원했던 초반 흐름을 가져왔다.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14차전에 앞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KIA의 불펜데이를 향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상대 선발투수가 임시 선발이어도 초반 흐름을 잡지 못할 경우 패할 수도 있다는 게 골자였다.

이날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와 장현식(KIA)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KT는 순번대로 에이스가 나섰지만, KIA는 가족의 교통사고로 자리를 비운 애런 브룩스를 대신해 장현식 카드를 꺼내들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오늘(25일)은 ‘세미’ 불펜데이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즌 14승의 데스파이네와 2017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선발로 나서는 장현식. 객관적 전력 상 KT가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아무래도 에이스를 낸 팀이 조금 더 불안하다. 항상 경기란 게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웃으며 “우리가 어제 이겼으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지만 졌다. 또 순위싸움을 하는 팀과 붙으니 우리가 조금 불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고척에서 불펜데이로 승리를 챙긴 경험이 있는 이 감독은 “이런 경기는 선취점이 중요하다. 초반 흐름을 확 잡아야 빨리 끝난다”며 “계속 끌고 가다 보면 상대도 나중에 결국 필승조가 나온다. 5회 이전에 승부를 낼 필요가 있다”고 초반 승부를 강조했다.

예상대로 1회부터 선발 장현식을 몰아붙였다. 배정대-황재균 테이블세터가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든 뒤 멜 로하스 주니어가 희생플라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이 주춤했다. 후속 강백호-장성우가 연속 범타로 물러났고, 마운드에선 믿었던 데스파이네가 2회 박찬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2회말에도 선두 조용호의 볼넷에 이어 박경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진루타에 실패했다. KT가 예상하지 못한 초반 흐름이 전개되며 이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도 못한 해결사가 등장했다. KT의 이날 경기가 그랬다. 1-2로 뒤진 2회 1사 1루서 등장한 문상철이 좌월 깜짝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0B1S에서 장현식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132km)를 놓치지 않고 역전포로 연결했다.

KT는 이 한방으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다시 리드를 안은 데스파이네가 안정을 찾았고, 3회 박경수, 6회 황재균의 적시타와 8회 황재균의 2점홈런이 차례로 터지며 격차를 벌렸다.

KT는 KIA를 최종 7-3으로 꺾고 단독 3위 도약에 성공했다. 초반 흐름을 주도한 문상철은 결승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문상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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