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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 변화무쌍한 KT 가드진 운용, 삼성 의표를 찌르다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앞으로 매치업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투 가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KT 서동철 감독은 6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분명한 포부를 드러냈다. 허훈과 김윤태를 동시에 기용, 두 사람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 시즌을 준비하면서 계획했던 부분인데, 그동안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김윤태가 허리 수술을 받았고, 시즌 초반에도 부상으로 결장하는 시간이 있었다.

허훈과 김윤태 모두 1~2번 소화가 가능하다. 다만, 허훈은 공격형에 가깝고, 김윤태는 상대적으로 패스센스가 좋다. 두 사람이 번갈아 볼을 운반하면서 체력도 안배하고, 앞선에서 활발하게 풀어가면서 3~5번과 효율적인 결합을 이뤄낼 수 있다.

이날 전까지 3연승했다. 사흘 전이던 3일에는 부산에서 삼성을 잡았다. 승부처에 투 가드가 아닌 원 가드를 사용하면서, KT의 또 다른 장점인 장신포워드들을 집중배치하는 전략이 성공했다. 이렇 듯 투 가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주구장창 투 가드만 쓰는 건 아니다.

삼성은 델로이 제임스를 1번으로 쓰면서, 이관희, 장민국, 김동욱, 김준일로 이어지는 빅 라인업을 즐겨 사용한다. 최근 연패에 빠질 때 빅 라인업의 단점도 노출됐다. 아무래도 공수에서 활동량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5번이 없는 KT를 상대로 장점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KT는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서 밀리지 않았다. 쏜튼이 미네라스를 잘 막았고, 국내선수들과 바이런 멀린스의 공격리바운드 가담이 좋았다. 서 감독은 오히려 삼성 빅 라인업 약점을 집중공략했다.

1차적으로 승기를 잡은 2쿼터 중반, 김윤태가 투입되자마자 허훈에게 3점슛 찬스를 만들었고, 빠른 공수전환으로 무수한 찬스를 만들었다. 더구나 삼성이 빅 라인업을 가동해도 리바운드에서 오히려 앞섰다. 김영환, 김현민, 박준영, 양홍석 등을 적극 활용해 미스매치도 나오지 않았다.

삼성이 실책을 쏟아내자 쏜튼의 연속 득점으로 달아났다. 허훈은 역시 돌파와 외곽슛, 패스센스를 고루 갖췄다. 한 마디로 KT의 원 가드 혹은 투 가드가 삼성 가드진을 압도했다. 한희원은 제임스를 잘 제어했다.

삼성은 김준일이 3~4쿼터에 KT 골밑 약점을 잘 노렸다. 5번이 없는 KT는 김준일을 제어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KT는 삼성의 외곽수비 약점을 잘 공략했다. 삼성은 KT의 스크린과 패스게임에 쉽게 공간을 허용했다. 이 부분을 허훈과 김윤태가 놓치지 않았다. 특히 허훈은 경기 막판 쏜튼과 잇따라 연계플레이를 해냈다.

특히 허훈과 김윤태는 나란히 2대2를 하면서 삼성 수비를 무너뜨렸다. 삼성은 스크린을 받자마자 슛을 던질 수 있는 허훈에 대비, 김준일이 헷지를 했다. 그러나 허훈은 여유 있게 빈 공간으로 내주거나 드리블로 제치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삼성은 나머지 선수들의 로테이션이 좋지 않았다. 이때 KT에 찬스가 많이 생겼다.

삼성은 4쿼터 중반 제임스를 빼고 미네라스를 넣었다. 하지만, 쏜튼이 경기 내내 미네라스를 잘 막아냈다. 결국 삼성은 빅 라인업 이점을 살리지 못했고, KT는 가드진을 변화무쌍하게 운용하며 삼성 수비의 약점을 마음껏 농락했다. 결국 KT의 100-87 완승. 허훈과 김윤태의 장점이 100% 발휘된 경기였다. 두 사람은 27점 11어시스트를 합작했다.

[허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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