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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높은 코스까지 점령, 두산 경계대상 1호 이정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의 경계대상 1호다.

키움 이정후는 17일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그동안 높은 코스가 약점이었다. 낮은 공을 공략하지 못하면 타격감이 떨어졌다"라고 털어놨다. 높은 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낮은 코스의 공마저 치지 못하면 갑갑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거의 얘기다. 올 시즌 이정후는 높은 코스와 낮은 코스 모두 능숙하게 공략한다. 무결점타자로 진화하는 모습. 공략 가능한 코스가 많고, 변화구 유인구에 쉽게 속지 않는다. 애버리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높은 코스를 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타격코치님의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정후는 올해 정규시즌서 하이패스트볼 몸쪽 코스 타율 0.556, 가운데 코스 타율 0.381, 바깥쪽 코스 타율 0.304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각각 0.231, 0.240, 0.278이었다. 올 시즌 하이패스트볼 공략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정후의 진화는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정확하게 확인됐다. 0-0이던 3회말 2사 1,2루, 볼카운트 1B1S서 SK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3구 149km 하이패스트볼을 가볍게 찍어내려 우선상에 떨어뜨렸다. 얼굴 높이의 공을 중심이동이 무너지지 않은 채 방망이를 돌려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결승 2타점 2루타였다.

이정후는 올해 140경기서 타율 0.336 6홈런 38타점 91득점했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떨어졌음에도 애버리지는 2018년(0.355)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 14타수 4안타 타율 0.286 3타점 4득점으로 평범했다. 그러나 SK와의 플레이오프서 15타수 8안타 타율 0.533 3타점 4득점으로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장정석 감독은 이미 수 차례 "정후가 톱타자보다 3번이 잘 어울린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막판과 이번 포스트시즌서 입증했다. 풀타임 3번타자로 뛸 2020년이 더욱 기대된다. 그에 앞서 3번타자 이정후를 한국시리즈서 상대해야 하는 두산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김하성과 함께 두산의 경계대상 1호다. 이정후는 "두산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이고, 우리는 5년만의 한국시리즈다. 두산은 짜임새를 갖춘, 좋은 팀이다. 그러나 우리도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무결점 야구를 두산을 상대로 고스란히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플레이오프를 3경기로 끝내면서 나흘의 휴식(20~21일 훈련)을 갖는다. 이정후는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팀 분위기가 체력 저하를 잊어버리게 한다.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기분이다. 강병식 타격코치님, 전력분석팀의 도움도 받고 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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