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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타율 .615’ KT 오태곤의 이유 있는 진화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6경기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이후 6경기 타율은 무려 .615에 달한다. KT 위즈 내야수 오태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태곤이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오태곤은 지난 18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KT는 오태곤 외에 선발 등판한 라울 알칸타라, 결승타점을 올린 유한준 등의 활약을 더해 7-4로 승리했다.

오태곤은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4안타를 몰아쳤다. 오태곤이 1경기서 4안타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1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655일만이었다.

다만, 사이클링히트는 아쉽게 놓쳤다. 대기록까지 3루타만 남았던 9회초 무사 1루 상황. 오태곤은 권혁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형범과 맞대결, 단타를 만들었다. 4안타를 몰아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대기록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지 않았을까.

오태곤은 이에 대해 “정말 의식을 못하고 있었다. 마침 투수가 바뀌어서 전광판을 봤는데 3루타만 남아있더라. (타구가)빠지면 전력으로 뛰자는 생각은 했지만, 4안타를 쳤기 때문에 아쉽진 않다. 기록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오태곤은 두산전을 통해 6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6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도 이어갔다. 12~14일 NC 다이노스전, 16~18일 두산전 등 최근 6경기서 오태곤의 타율은 .615(26타수 16안타)에 달한다. 여기에 3홈런 10타점 12득점도 곁들였다. 7월에 기록한 홈런, 타점 모두 이 기간에 나왔다. 이전 6경기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변화다.

오태곤이 진화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오태곤은 타격감이 저하된 상태에서 NC전을 치르기 위해 창원으로 내려갔다. 이후 김태균 수석코치, 샌디 게레로 타격코치와 논의 끝에 타격 폼을 수정하게 됐다. 오태곤은 이를 통해 배트를 쥐고 있는 팔의 위치를 조금 더 아래로 내렸다. 미세한 차이지만, 이는 원심력을 끌어올리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오태곤은 “‘어차피 못 치는 거 바꿔보자’라는 마음이었다. 팔이 (배를 가리키며)여기까지 내려온 느낌이었는데 영상을 보니 그 정도로 낮진 않더라. ‘그동안 내 타격자세가 많이 높았었구나’ 싶었다. 확실히 팔 위치를 내린 후 잘 맞고 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제자리걸음이었을 텐데 홈런도 나왔다. 어깨의 힘은 빠졌지만 원심력이 살아나 힘이 더 실린 타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물론 어느 기록이라도 끝이 있듯, 오태곤 역시 최근에 보여준 타격감이 언젠가는 꺾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다만, 그 이후 대처가 중요하다는 게 오태곤의 설명이다. 오태곤은 “뭔가 하나를 이뤘다기보단, 하나의 과정이다. 못 치게 되는 시점도 올 텐데 이후 기복을 줄여야 한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태곤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 가운데 KT도 전반기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축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에도 5연승, 6위 NC와의 승차 1.5경기를 유지하며 휴식기를 맞이하게 된 것.

2015시즌 1군 무대에 진입, 줄곧 9~10위에 머물던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꿈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태곤의 시선도 첫 ‘가을야구’를 향해있다. 2010 3라운드 22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오태곤은 2011시즌에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17시즌 초반 KT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경험이 없다.

오태곤은 “데뷔 10년차인데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우리 팀이 이렇게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처음이다. 빨리 부상으로 빠진 형들(박경수, 황재균)이랑 (강)백호가 돌아왔으면 한다. 다 함께 더 위로 올라가는 후반기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태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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