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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격려, 키움·롯데 포수진 상반된 운영 그 이유는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박동원도)경쟁서 이겨야 올릴 수 있죠."(장정석 감독), "(나종덕)타격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양상문 감독)

지난해 키움과 롯데는 포수진이 썩 좋지 않았다. 롯데는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한 공백을 완벽히 메우지 못했다. 안중열, 나종덕 등이 돌아가며 안방을 지켰으나 다른 팀들에 비해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 올 시즌 역시 비슷한 상황.

키움도 사정은 비슷했다. 주전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의혹에 의해 장기간 이탈했다. 한국시리즈 진출 문턱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포수진 약점은 분명했다. 주효상과 김재현으로는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 후 김재현이 군 입대했다.

결국 키움은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이지영을 데려왔다. 그런데 박동원이 성폭행 의혹을 털어내고 전격 복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지영-박동원-주효상으로 이어지는 괜찮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 것. 셋 다 특급포수는 아니지만, 질적으로 전혀 처지지 않는다. 장정석 감독은 3명을 동시에 1군에서 안고 갈 계획까지 내비쳤다. 셋 중 한 명을 대타로 쓸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장 감독은 개막엔트리에 이지영과 주효상만 넣었다. 박동원을 1군에 넣지 않았다. 장 감독은 23일 롯데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박동원도 준비가 된 상태다. 그러나 이지영이나 주효상이 좋지 않아야 1군에 올라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3인 포수진 가동을 포기하고, 철저한 경쟁모드를 선택했다.

장 감독은 "포수 3인 대신 투수에게 한 자리를 더 줬다. 투수진이 시즌 초반에 자리 잡기 전까지 포수를 3명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키움 마운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러나 안우진, 이승호가 첫 풀타임이라는 점, 제이크 브리검과 최원태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마운드 운용을 폭넓게 해야 할 이유가 있다.

장 감독은 "박동원과 박정음을 고민하다 박정음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원하는 투수들을 엔트리에 모두 넣었고, 대수비 박정음을 포함해 디펜스 강화를 통해 투수들에게 힘을 주기로 했다. 달리 볼 때 1군에서 검증된 박동원을 무리하게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키움 전력에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키움은 시즌 중 박동원이라는 예비자원을 언제든 꺼낼 수 있다.

반면 롯데는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등 3인 포수진으로 간다. 양상문 감독이 일찌감치 3인 포수진을 예고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여전히 리그 정상급과 거리가 있는 상황. 그러나 양 감독은 "외부에서 투수와 포수를 불안하게 보는데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개막전은 안중열이 선발 출전한다. 양 감독은 "당분간 이렇게 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종덕에게도 힘을 실었다. 나종덕은 지난해 106경기서 타율 0.124에 그칠 정도로 애버리지가 나빴다. 그러나 양 감독은 "본래 타격이 이렇게 좋지 않은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선수들 사이에서 올해 타격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그동안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데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롯데도 확실한 포수가 있었다면 주전-백업의 확실한 2인체제로 출발하면서 다른 파트에 1명을 더 추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안한 포수 파트를 스스로 극복하려면 3인 체제로 가는 게 안전하다는 게 양 감독 판단인 듯하다.

롯데는 개막전서도 포수의 포구가 불안해 수 차례 위기에 직면했다. 올 시즌에도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양 감독은 일단 격려로 포문을 열었다.

[주효상(위), 안중열(아래).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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