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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인터뷰②] 권화운 "나는 잡초 근성, 굴복하고 싶지 않아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연기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89년생의 권화운은 다소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연기와 사랑에 빠졌다. 사실 학생 때부터 줄곧 연기를 해왔던 그이지만 제대로 몰입한 건 24살 때부터였다. 연기의 '성취감'에 매력을 느낀 직후부터는 수많은 오디션을 통해 독립영화를 비롯해 상업영화 속 단역 등 열띤 활동을 이어왔다.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오디션도 많이 떨어졌어요. 그 때마다 초라해지고 좌절감을 느끼는 것보다는 의연해지려고 노력했어요. 단점이 있다면 그것을 케어하고, 장점은 더 발전시키려고 했죠."

30편 이상의 독립영화를 찍었기에 베테랑이라면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또래의 남자 배우들이 성공 궤도에 올랐고, 포화 상태인 배우풀에서 빛을 발하긴 쉽지 않았다. 조급함을 느낄 만도 했지만 오히려 권화운은 느림을 미학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한 마음을 최우선에 뒀다.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연기를 제대로 하게 된 케이스에요. 당연히 처음에는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그런데 독립영화를 찍으면서 혼자 캐리어 끌고 지방을 다니고, 하는 그 과정 들이 힘들기 보다는 좋은 추억이었어요. 배운 것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냥 어떤 작품이든 제가 이바지를 하고 싶단 생각만 들었어요. 제 역할이 작품에 잘 스며들어서 좋은 흐름을 만들 수 있게요."

작품 사이에 텀이 생겨 연기를 쉬게 될 때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카페, 영화관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심지어 현재 출연 중인 SBS '스위치-세상을 바꿔라' 촬영 직전까지도 행사 아르바이트에 열중했다고. 몇 차례 브라운관을 통해 얼굴을 비췄던 인물이기에 쉽지 않았을 결정이었을 테다.

"개척하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연기자에게 일이 없으면 상당히 무기력한데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되게 재밌거든요. 그게 더 정신에 좋아요.(웃음) 초라해지고 이런 모습이 아니라, 건강해지고 스트레스가 풀려요."

단 한 번도 연기를 시작한 것에 후회한 적이 없다던 그는 "굉장히 잡초 근성이다. 굴복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 한다. 시련과 고난이 언제나 있겠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이 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제 20대는 끝났지만 연기한지 4년밖에 안 됐어요. 애벌레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시간은 많아요. 30살이 되니까 더 조급함이 없어졌어요. 이제는 내려놨어요. 하하. 여유가 생긴 거죠. 그래도 순수함은 잃지 않으려 해요."

국내 배우 조정석, 남궁민을 롤모델로 꼽은 그는 영국 배우 에디 레드메인으로도 존경심을 넓혔다. 영화 '대니쉬 걸'을 강력 추천하던 권화운은 "에디 레드메인은 모든 작품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거 같다. 나 역시 그 분처럼 항상 신선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 매순간 신인처럼, 진정성 있게 의외성과 진심을 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개인적인 목표요? 당연히 좋은 연기자, 믿고 보는 배우요. 그리고 인간 권화운의 삶도 있잖아요. 좋은 친구, 좋은 아들, 동생이고 싶어요. 좋은 사람이 되기란 쉽지가 않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표현도 많이 하고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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