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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잘하는데…' 깊어지는 롯데의 번즈 딜레마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의 앤디 번즈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7)의 타격감이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즌 성적은 24경기 타율 0.242(91타수 22안타) 3홈런 10타점. 최근 10경기 타율은 0.143(35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를 오가며 팀 상승세를 이끌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애초에 롯데는 번즈의 수비 및 주루 능력에 초점을 두고 영입을 단행했다. 팀 내 최준석, 강민호, 손아섭 등 장타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외인 영입을 통해 수비 안정 및 기동력 강화를 노린 롯데였다. 이후 이대호까지 합류하며 번즈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일단 수비와 주루 능력은 합격점을 받은 상태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번즈는 2루수와 3루수를 오가며 깔끔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29일 오전)까지 범한 실책은 단 1개. 번즈의 가세로 정훈, 신본기, 문규현 등 내야진 전체가 안정감을 찾은 모양새다.

더불어, 빠른 발을 앞세워 팀 내 3번째로 많은 득점(12점)을 기록 중이다. 조 감독도 “발이 원체 빠르고, 팀이 초반 5할 승률을 유지하는데 수비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만족해했다.

문제는 타격이다. 초반 장타력을 과시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장타력은커녕 선구안마저 흔들리고 있다. 조 감독은 “서서히 타 구단들에게 분석이 되면서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물론 롯데가 타 구단 외인들처럼 번즈에게 ‘한 방’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끈질긴 승부를 통해 출루율을 높이는 게 우선. 조 감독도 "애초에 홈런 타자로 데려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 두산전서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 또한 롯데가 바라는 그림은 아니었다.

최준석-이대호-강민호로 이어지는 롯데의 중심 타선은 그 어느 팀보다 견고하다. 그러나 장타력만으로는 득점에 한계가 있다. 장타와 함께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작전야구가 결합됐을 때 공격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그래서 번즈의 부활이 더욱 절실하다.

조 감독은 번즈에 대해 “당분간 하위 타순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으나 근본적으로 외인이 8번에 배치되는 건 이상적인 타선 아니다. 번즈가 KBO리그서 찾아온 첫 번째 고비를 극복하고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외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앤디 번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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