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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효과 없나? '압구정백야' 부진 이유 셋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임성한 작가의 신작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예상과 달리 초반 부진하다. 첫 회 때 시청률 9.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이른 시일 내 1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16일 8회까지 첫 회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한 자릿수만 맴돌고 있다. 큰 화제를 끌지 못했던 동시간대 전작 '엄마의 정원'과 비슷한 초반 성적이다. 임 작가의 전작 '오로라공주'는 '압구정 백야'보다 이른 시간대 방송이었단 점을 감안해도 첫 회 때 시청률 11.0%를 기록하고 8회까지 10%를 다섯 차례 넘기는 등 성적과 화제성 모두 '압구정 백야'보다 나았다.

'압구정 백야'의 부진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 거부감 드는 여주인공

여주인공 백야(박하나)가 굉장히 표독스럽다. 대개의 드라마 여주인공과 달리 밉살스러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빠 백영준(심형탁), 올케 김효경(금단비)과 한집살이 중인데, 툭하면 효경에게 시비를 걸고 구박하는 전형적인 시누이 캐릭터다. 오빠 영준이 만삭인 올케 효경을 대신해 설거지를 하는 걸 보고는 "옛날엔 보통 일곱, 여덟, 열 명도 넘게 낳고 키웠어요! 언니만 힘들고 오빠는 안 힘드냐고!"라고 불같이 화를 내더니 결국 집까지 나갔다. 오빠를 향한 과도한 집착으로 비쳐질 정도다.

임 작가 스타일대로 전형적 여주인공 캐릭터를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애초에 공감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극 전개에 따라 백야가 180도 성격이 달라질 가능성도 예상되지만 지금의 표독스러운 백야가 성격이 바뀐다고 설득력이 생길지 미지수다.

▲ 신선한 배우는 어디로?

신예를 기용하기로 유명한 임 작가답지 않게 낯익은 배우들만 돋보인다. 여주인공 박하나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남주인공 장화엄 역의 강은탁은 지금까지 뚜렷한 비중 없이 등장하고 있다. 도리어 장무엄 역의 송원근과 육선지 역의 백옥담이 초반을 주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송원근과 백옥담은 임 작가의 전작 '오로라 공주'에도 출연했던 배우들로 '압구정백야'에선 보다 비중이 커진 모양새다. 임 작가는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을 주로 기용해 신선한 느낌을 주곤 했는데, '압구정 백야'에선 임 작가답지 않게 익숙한 배우들로 초반을 이끌게 해 신선함은커녕 '오로라공주'의 잔상마저 주고 있다.

▲ 왠지 '오로라공주'가 떠오른다?

임 작가 특유의 전개력도 다소 힘을 잃었다. 임 작가 작품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던 가장 큰 이유인 파격 전개와 반전이 '압구정 백야'에선 실종된 탓이다. 거듭 백야가 어머니를 언급하는 부분과 조화랑 대표 서은하(이보희)의 모습이 연결되며 백야에게 혹시 '출생의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줄 뿐 흥미를 유발할 만한 전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도리어 개가 소재로 등장하고 삼천배가 언급되고 또 말풍선 자막이 등장하는 부분이 전작 '오로라 공주'와 동일해 진부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또한 식탁에 둘러앉아 건강이나 음식 얘기를 나누는 장면도 임 작가 작품들에서 이미 수 차례 봐온 익숙한 장면들이다.

다만 영준 역 심형탁이 특별출연 형태라 초반까지만 등장하고 하차 예정으로 알려졌는데, 임 작가가 영준의 하차를 어떤 사건으로 그리는지에 따라 향후 '압구정백야'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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