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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전쟁' 엔딩놓고 의견 분분, 감독이 직접 입 열다

*기사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결말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영화의 결말은 손자의 돌잔치에서 가족들과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 최익현(최민식 분)을 향한 시선과 그를 부르는 최형배(하정우 분)의 "대부님!"이란 목소리로 마무리된다. 당시 시점으로 형배는 익현의 속임수에 넘어가 수감된 이후인터라 영화를 본 관객들은 형배의 목소리가 곧 익현을 향한 복수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 열린 결말이라고 추측하며 '범죄와의 전쟁'2편에 대한 예고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각자의 생각으로 재해석된 결말에 대해 윤종빈 감독(34)이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결말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아들이랑 대화를 하는 느낌에서 끝낼까도 생각을 해봤다. 그러나 감정적이 되는 것 같았고 우리 영화는 그렇게 끝내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고민을 많이 하다 '이 영화는 이렇게 끝내야 하는 것이 맞는 거야'라는 것이 지금의 엔딩이다."

그렇다면 극중 형배의 목소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윤종빈 감독은 "아버지 세대의 룰이 지배된 세상 자체가 일종의 망령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목소리로 환기를 시키고 싶었다. 형배의 목소리라 헷갈릴 수도 있는데 사실 누가 불렀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뒤에 '아직도 살아계십니까' 내지는 '여전히 그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십니까' 정도의 말이 생략돼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작발표회 때부터 줄곧 이번 영화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단 그 개인의 아버지가 아니라 80년대를 가장으로 살아가야했던, 그 시대의 아버지들을 추억해볼 수 있는 영화가 바로 '범죄와의 전쟁'이다.

극중에는 밖에서는 온갖 비열한 술수에 때로는 자신이 비굴해지는 일까지 하면서도 집에서는 아들의 영어단어를 테스트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비춰진다. 그것은 서글프지만 곧 현실이었다. 어쩌면 지금의 아버지들도 그럴 지 모른다.

윤종빈 감독은 겉으로는 건달들의 배신을 다룬 듯한 이번 영화를 통해 궁극에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아버지 세대에 대한 드러냄, 그리고 이를 통한 위로와 반성이 아닐까.

이외에도 윤 감독은 속편제작 계획을 묻는 질문에 "농담삼아, 정말 농담삼아 이야기해본적은 있다. 그렇게 되면 형배가 출소한 뒤 서울에서 자식 기르면서 사는 설정도 재미있을 것 같고 아니면 형배와 판호(조진웅 분)의 성장기로 거슬러 가볼 수도 있겠지"라고 답했다.

지난 2일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은 개봉 직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단시간내인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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